숫자 익히기

수학 이야기 2015. 2. 9. 10:28

우리 아이는 숫자를 제법 잘 센다.


일, 이, 삼, 사, ... , 십, ..., 구십구, 백, 백일, ...


중간에 가끔 빼먹기도 하지만 백 넘어까지도 제법 세는 편이다.


이렇게 숫자를 셀수 있게 된지 한 일년쯤 된 것 같다.


하지만 난 아이가 숫자만 셀뿐 수를 아는 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그걸 확인하는 것은 간단하다.


사과 한개에 사과 2개를 더하면 몇개냐고 물어보면 3개라고 바로 대답한다. 하지만 사과 열개에 사과 20개를 더하면 몇개냐고 물어보면 그때부터 혼동스러워하기 시작한다. 오십개? 백개?


50, 100, ... 이라는 숫자가 막연히 큰 숫자란 건 알지만 그게 얼마나 큰 숫자인지 감이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스스로 알게 되겠지 하고 지켜만 보다가 아이에게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궁리를 했다. 어떻게 하면 백이라는 숫자를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을까..


콩을 세보라고 할까.. 과자를 가지고 꼬셔볼까..


그러다 생각해 낸 것이 블록으로 똑같은 모양을 100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아이에게는 누가 먼저 50개를 만드는지 시합을 하자고 했다.


아이가 만든 블록 50개와 내가 만든 블록 50개를 합쳐보니 제법 그럴듯한 모양이 나왔다.



아이에게 이게 바로 100개라면서 정말 100개가 맞는지 한번 세어보라고 했다.


아이는 두어번 실패를 한후 정확하게 100개를 세어낸다. 그러고는 "와! 우리가 100개를 만들어냈다" 면서 환호성을 지른다.


이제 이걸 가지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수에 대해 설명을 할까 잠시 고민에 빠진 사이..


멀리서 지켜만 보고 있던 둘째가 다가온다. 그리고는 시샘어린 발길질을 날린다.


퍽, 퍽, 퍽 퍽..


ㅎㅎㅎ


by 다크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