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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으로 보면 얼굴이 거꾸로 보이는 이유
아침에 밥을 먹다가 아들녀석이 '아빠, 숟가락에 얼굴이 거꾸로 보여요' 한다.
'그래?' 하면서 직접 보니 정말로 얼굴이 거꾸로 보인다. 그리고 숟가락을 반대로 돌려서 볼록한 부분으로 보니 이번에는 얼굴이 똑바로 보인다.
<그림 1> 그림출처: Sir Isaac Newton
'어라? 신기하네' 하면서 그래도 나름 영상을 다루는 사람인데 문득 신기해하면 안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2가지 의문이 들었다.
- 왜 거울에서는 얼굴이 똑바로 보이고 숟가락에는 거꾸로 보일까?
- 숟가락을 거울처럼 반듯하게 펴다보면 언젠가는 상이 똑바로 보이는 시점이 있을텐데 그 시점은 언제일까? 그리고 그 전환 시점에서는 도대체 상이 어떤 식으로 보이고 또 변해갈까?
그래서 스스로 답을 한번 구해 보았다.
1. 발견
원리를 생각해 가는 과정에서 문득 발견한 사실 하나가 있다.
표면이 매끄러우면서 구 형태로 된 어떤 물체가 있다고 하자. 외부의 한 점에서 이 물체에 빛을 쏘아서 물체에 구멍을 뚫고 싶은데 항상 물체 표면에 수직이 되도록 구멍을 뚫고 싶다. 또는 표면에 수직이 되도록 막대기를 박고 싶다. 그런데 물체 위의 어떤 지점을 향해 빛을 쏘아야 빛이 물체 표면을 수직으로 뚫고 지나갈까?
<그림 2>
이 문제에 대해 전문 장비의 도움 없이 사람의 힘만으로 표면에 수직인 지점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물체 표면에 매끈한 반사 물질을 칠해서 일종의 거울과 같은 효과를 갖도록 한다. 그 다음에 빛을 쏘고자 하는 지점(P)에 가서 한쪽 눈으로 물체를 바라본다. 그러면 물체 표면에 자신의 얼굴이 비춰질텐데 여기서 자신의 눈동자가 맺힌 지점을 찾으면 그 지점이 바로 표면에 수직인 지점이 된다.
2. 거울
거울에서는 자신의 모습이 똑바로 보인다. 우리가 매일 무심코 보는 장면이지만 잘 생각해 보면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이 똑바로 보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일 수도 있다. 거울에는 사물이 맞고 반사되는 모습을 보는 것인데 왜 좌우만 바뀌는 것일까?
결국 숟가락의 원리를 알려면 먼저 거울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모든 중심에는 빛과 우리의 눈이 있다.
사물에서 나오는 빛은 기본적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그리고 거울은 들어온 빛을 그대로 정반사시킨다. 지금 자신의 손을 들어서 눈으로 보면 손이 보일 것이다. 그건 손에서 퍼져 나가는 빛 중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우리의 눈이 본 것이다. 우리가 거울에서 보는 모습은 결국 자신의 몸에서 나간 빛들 중 거울에 맞고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온 것을 보는 것이다.
<그림 3> 거울의 원리
거울은 들어온 빛을 입사각과 동일한 반사각으로 반사시키는 성질이 있지만 <그림 2>에서는 이러한 성질이 그림으로는 잘 표현되어 있지 않다. 그 이유는 거울에 비치는 모습은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모습이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직접 봐야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거울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자. 그리고 몸의 특정 부위가 거울에 비치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찍어 보자. 그리고 자신의 눈과 거울위에 찍힌 점을 연결한 후에 그 선을 그대로 거울에서 반사시켜 보자. 그러면 그 선이 자신의 실제 신체 부위에 맺히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눈을 중심에 놓고 빛과 거울의 원리를 생각해 보면 왜 거울에서 상하가 유지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울에서 눈동자가 맺히는 지점은 바로 우리 눈에서 나간 빛이 거울 표면에 수직이 되는 지점이다. 따라서 입사각과 반사각을 생각해 보면 거울에서 눈동자보다 위쪽에 맺히는 상은 실제로도 눈보다 위쪽에 있는 사물이고 거울에서 아래에 있는 상은 실제로도 아래쪽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거울에서는 상하관계가 유지된다.
☞ (2015.6.25) 사실 거울은 있는 상을 그대로 비출 뿐 상하도 좌우도 바뀌지 않습니다. 자신의 왼쪽에 있는 것은 거울에서도 왼쪽에 비치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거울에서도 오른쪽에 비칩니다. 그런데 거울에서 글씨가 좌우가 바뀐 것처럼 보이는 것은 거울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기 때문입니다.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가슴에 써 있는 글씨와 거울에 비친 글씨를 번갈아서 보면 이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습니다. 거울에 비친 상은 마치 가슴에 먹물을 잔뜩 묻힌 다음에 화선지로 찍어 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거울의 좌우에 대해서만 생각하였으나 아래 SNAW 님의 댓글을 보고 상하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SNAW님이 소개해 주신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20&contents_id=2117 글에 보면 거울에 비친 상은 상하나 좌우가 아니라 전후가 바뀌는 것이라 설명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전후가 바뀐다는 말의 의미는 뒤집힘(flip)으로 이해하면 좀더 쉬울 것 같습니다.
3. 숟가락
그렇다면 숟가락과 같은 오목거울에서는 왜 상이 거꾸로 맺힐까?
<그림 4>
위 그림 4와 같이 평면거울인 경우에는 상하가 바뀌지 않지만 점점 곡률이 심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3번째 그림처럼 상하가 뒤집히게 된다.
그렇다면 그 전환점은 어디일까?
그건 곡면을 구(원)라고 생각했을 때, 자신의 눈의 위치가 구의 중심이 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눈이 중심보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상이 뒤집혀지고 중심 안쪽으로 들어가면 상이 정상적으로 맺힐 것이다.
그런데 완벽한 구면 거울에서 자신의 눈이 정확히 구의 중심에 왔을 때 어떤 영상이 보여질지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온 사방에 자신의 눈만이 보이는건 아닌지..
마지막으로 숟가락의 볼록한 면에서 얼굴이 똑바로 보이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림 5>
그림 5에서 볼 수 있듯이 볼록 거울의 경우에는 거울과의 거리에 관계없이 상하가 바뀌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림 5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거울이 볼록하면 볼록할수록 그 상이 점점 압축되어 작게 보일 것임도 알 수 있다.
4. 결론
거울에 상이 어디에, 어떻게, 어떤 크기로 맺힐지에 관한 모든 문제는 결국 우리의 눈을 중심에 놓고 생각해 보면 모두 예측될 수 있고 설명될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보는 장면, 눈으로 보이는 세계에 대해 조금만 더 깊게 들어가 보면 광학이라는 것이 참 신비하게 느껴진다.
by 다크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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