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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쇼트
어제 소치 쇼트를 기다리면서 우연히 본 EBS 프로에서 스티브 잡스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정말 EBS는 보면 볼수록 좋은 방송이며 내가 낸 TV 시청료가 모두 EBS로 안가고 다른 데로 간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의 눈'이라 프로인데, 스티브 잡스의 철학과 그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 프로이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말. 스티브 잡스가 스텐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연설하는 가운데 나온 말.
'여러분은 다른 사람의 삶을 살기 위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이 말을 듣는 순간 왠지 마음에 울리는 게 있어서 같이 프로를 보던 아내와 잠시 얘기를 했다. 우리가 대부분 다른 사람의 삶을 살고 있다는 데에는 아내와 나 모두 동의했다. 하지만 아내는 저런 말을 할 수 있으려면 그걸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뛰어난 능력과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즉,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살면서 그곳에 묻어서 그렇게 살아가는게 보다 현실적이라는 얘기다. 아내의 말이 맞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살지 않는 것은 정말 힘들고 버거운 길이다. 그 보통의 길을 벗어난다면 둘 중 하나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살거나 아니면 아웃사이더로서 묻혀지거나..
어제는 너무 늦어서 자 버린 까닭에 오늘 아침 어제 못본 김연아의 쇼트를 봤다. 그리고 좋은 성적을 냈던 외국 선수들의 연기도 같이 찾아서 봤다. 이탈리아의 캐롤라이나 코스트너, 러시아의 줄리아 리프니츠카이아,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 보면서 느낀 느낌은 참 아름답다 이다. 피겨스케이팅이란게 참 아름답다는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김연아의 연기.. 정말 말이 필요없다. 오늘 하루에 감사한다.
(2014.2.21 추가)
어쩌면 다시는 이런 경기를 못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리고 전날 봤던 선수들이 오늘은 과연 어떤 연기를 펼칠까 궁금한 마음에 밤새 프리를 보고 말았다. 처녀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작은 실수와 안타까움, 노르웨이 안네 리네 선수의 깜찍한 모습, 아사다 마오의 눈물, 그리고... 마지막 4조 선수들의 연기와 어쩌면 마지막일 연기를 쓸쓸히 마감하는 김연아의 모습. 음악의 차이였을까.. 어제 김연아의 연기는 완벽했지만 왠지 홀로 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심사 결과를 납득한다. 벤쿠버 때의 프리와 비교해 보면 그 느낌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녀 만큼의 감동을 다시 피겨에서 보기는 힘들 것 같다.
by 다크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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