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와 적분

수학 이야기 2013. 1. 28. 15:45

'당신 고구마 부피 잴 수 있어?' '물에다 넣는거 말고 수학적 방법으로 말야' '난 잴 수 있어. 적분이 무엇인지만 제대로 알고있다면 누구라도 잴 수 있어'. 어제 아내에게 했던 이야기입니다. 그러고는 고구마의 부피를 재는 방법을 쭈욱 설명해 주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아내가 재미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아내는 수학하고는 담을 쌓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오늘은 고구마의 부피를 칼과 30cm자만 가지고 재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칼로 고구마를 동심원 형태로 고르게 토막토막 자릅니다. 이제 각 토막을 살펴보면 일종의 기둥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둥의 부피는 단면적에 높이를 곱하면 나옵니다. 각 고구마 토막의 높이(두께)는 자로 재면 나오기에 이제 단면적만 알면 고구마 부피를 알게 됩니다. 자 이제 여기서 살펴보면, 처음의 부피를 구하는 어려워 보였던 문제가 이제는 단면적을 구하는 조금더 쉬운 문제로 변했습니다.


단면적을 구하는 방법도 비슷합니다. 각 고구마 토막을 눕혀놓고 이번에는 생체 썰듯이 자릅니다. 그러면 원래의 원형의 단면이 여러개의 기다란 직사각형 형태의 조각들로 나뉘게 됩니다. 각 조각의 면적은 30cm 자를 이용하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계산된 각 조각의 면적을 더하면 토막의 단면적이 나오고 따라서 각 토막의 부피가 나옵니다.


물론 각 조각이 정확히 직사각형이 아니고 또한 각 토막도 정확한 기둥이 아니기에 이렇게 계산된 고구마 부피는 다소의 오차를 포함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일 고구마를 아주 촘촘하게 토막을 내서 부피를 측정한다면 이 오차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이걸 무한히 작게 잘라서 부피를 측정한다면 그것이 수학에서 말하는 적분입니다. 적분은 나누어(분) 합친다(적)는 말로서 부피 뿐만 아니라 면적, 길이 등 그 어떤 것을 재는데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집에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오늘 한번 자녀와 함께 고구마의 부피를 재보세요. 고구마가 없으면 오이, 호박, 사과, 그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물에 넣어서 잰 부피와 칼로 잘라서 잰 부피가 얼마나 다른지 직접 한번 비교해 보세요. 적분은 고등학교에서 배우지만 초등학생이더라도, 굳이 적분이란 용어를 몰라도 관계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by 다크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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